유럽은 축구 열기로 여전히 뜨겁다. 유럽 축구 리그는 보통 5월에 종료된다. 유럽 리그에서 뛰는 유럽 선수들은 현재 유로 2024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중,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나라는 독일인데, 독일에서 무패 우승 팀이 나왔다. 독일 축구 리그는 '분데스리가'로 명명하고 있고 이번 2023-2024 분데스리가에서 무패 우승이면서 첫 우승을 기록한 팀이 나왔다. 바로 '레버쿠젠'이다.

레버쿠젠은 한국 축구 팬들에게 익숙한 팀이다. 과거 차범근 감독이 레버쿠젠 소속으로 뛰었고, 손흥민이 토트넘에 이적하기 전, 레버쿠젠에서 뛰었다. 나름 독일의 명문 클럽이다. 하지만, 그들에겐 불명예가 항상 따라왔는데, 리그 우승이 없었다는 점이다. 레버쿠젠은 다섯 차례나 준우승을 기록하며 우승을 절대 하지 못한다는 '네버쿠젠'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랬던 팀이 사비 알론소 감독을 만나며 환골탈태했고 리그 무패 우승에 컵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팀의 창단 첫 우승을 기깔(?)나게 했다.

이런 레버쿠젠을 보면서 배운 점이 있는데 3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1. 안될 일은 없다 - 120년 만에 우승

레버쿠젠은 1904년에 창단된 클럽이다. 굉장히 오래된 클럽임에도 불구하고, UEFA컵 우승 경력은 있지만 리그 우승 타이틀은 없었다. 선수를 육성하고, 영입하고, 감독을 바꾸고 변화를 주어 왔지만 리그 우승은 번번이 실패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바이에른 뮌헨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12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독일은 뮌헨 독점 리그나 다름없었다. 항상 많은 팀이 도전했지만 실패했는데 이를 레버쿠젠이 깨버렸다.

안될 일은 없다. 강력한 우승 후보여도 질 수 있다. 무조건 당연한 일은 없다. 그들이 강해도 이길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이 있다. 항상 영웅은 난세에 탄생한다. 선수단을 보더라도 뮌헨이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레버쿠젠의 선수단이 약했다. 어떻게 이런 선수들로 우승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레버쿠젠의 감독 사비 알론소가 이를 전술적, 선수단 운용으로 이겨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듯, 소인이 대인을 이길 수 있다. 다들 안 된다고, 그렇기 때문에 도전하지 않는데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 레버쿠젠도 했는데 왜 우리가 못하겠는가.

2. '영원히'란 법은 없다 - 무패 우승

사실, 무패 우승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리그에서 34경기를 치르는데 한 번도 안 지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물론, 34경기 모두 이기진 않았다. 레버쿠젠은 28승 6무로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치열한 유럽 5대 리그에서, 2000년대 들어 무패 우승을 기록한 팀은 두 팀 - 아스널, 유벤투스가 유이했는데 레버쿠젠이 대기록을 추가했다.

영원히 무패 우승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건 없다. 우승 자체가 힘들지만 우승은 어느 형태로든 가능하다. 때문에 영원히 할 수 없다는 있을 수 없다. 오히려 영원히 없다는 말이 영원하지 않다. 우리 인생에도 영원히 없다거나 영원히 못한다는 말을 적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될 수 있다. 있을 수 있다. '나는 영원히 안 될 거야'라는 말보다 '나는 될 거야'라는 말로 바꿨으면 한다. 영원히 안 된다는 걸 우리가 어떻게 아는가.

3. 리더십의 중요성

정말 좋은 선수들이 팀을 거쳐갔다. 좋은 감독도 선임을 해봤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2022년, 시즌 중반 사비 알론소가 레버쿠젠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팀의 발전 가능성을 봤다. 2022-2023 시즌 리그 6위로 마감해 UEFA컵 진출권을 따냈다. 그리고 그다음 시즌인 올해, 사고를 친 것이다.

사비 알론소 감독은 전술적으로도 영리했고 선수단 운용도 지혜로웠다. 그리말도, 자카, 호프만 등을 영입하고 팀의 에이스였던 무사 디아비를 구단 최대 이적료로 방출했다. 본인의 색깔에 맞는 선수들을 과감히 영입했다. 특히, 사비 알론소 감독의 모습에서 좋았던 것은 선수들과 훈련 세션에서 본인이 직접 선수들에게 킥을 해주는 것이다. 사비 알론소는 1981년 생으로 43세다. 상당히 젊은 감독이다. 그는 킥 스페셜리스트였기 때문에 여전히 킥 감각이 좋다. 기성용도 사비 알론소의 킥을 보고 감탄했고 그의 능력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던 일화도 있다.

여러 감독이 레버쿠젠을 거쳐 갔지만, 사비 알론소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유지하면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 리더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선수들이 감독의 능력을 신뢰할 수밖에 없고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리더의 자기 관리와 선수를 향한 애정들이 빛을 발했다.

우리도 리더가 되었을 때, 끊임없이 성장하려 노력하고 자신의 능력을 팀원들에게 나눠 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마이크로 매니징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팀을 믿어주고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것이다. 그냥 손 놓고, 뒷짐 지며, 성장하지 않고 현상 유지에 최선을 다하는 리더가 아니라 같이 성장하는 리더가 되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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